중년감성/사진

닉씨의 기억, 코닥의 추억

라우렌시오 2014. 1. 9. 22:34


이것저것 참 많이도 써봤던 카메라들


현재는 캐논의 1ds mark2와 6d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6d는 사진찍기 정말 편하다. 진짜진짜 편하다.


Auto ISO에 막눈인 내 기준에서는 ISO12800도 웹용으로는 나름 쓸만하다.

WIFI로 스마트폰에 바로 사진 저장이 가능하고

베터리 효율도 무척 뛰어나 한번 완충하면 1,000장 가까이 찍을 수 있겠더라.

게다가 풀프레임이면서도 가볍고 캐논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일명 구라핀도 많이 해결되어 뜻하지 않게 버려야 하는 사진도 많이 줄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 며칠간 1ds mark2를 들고 돌아다니며 느끼는 것인데

6d의 사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면 1ds mark2는 정말 사진이 사진답게 나온다.

물론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

크고 무겁고 베터리는 꽉 충전해도 200컷 찍기가 어렵다.

저장속도도 느려 한참 신나게 찍다보면 버퍼가 꽉 차 더이상 사진이 찍히지 않을 때도 있다.

LCD는 쥐똥만하고 1d급 특유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 감도를 바꾸거나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거나 하려면 반드시 두 손 조작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정말 마음에 드는건

사진이 정말 사진답게 나온다.


지금껏 써봤던 카메라 중 사진만 놓고 본다면 가장 좋았던 것이

코닥의 SLR/C였다.

일명 닉씨라고 불리는 카메라.


SLR/C는 정말 매우매우 굉장한 카메라다.

굉장히 매우매우 썩은 바디성능에(농담이 아니라 정말 썩었다. 구리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낮은 신뢰도, 조금만 어두워도 AF를 잡지 못하는, 그래서 스플릿 스크린이 필수인.

게다가 메모리도 가린다. 베터리는 당연히 비실거리고

장노출은 꿈도 못꾼다. 게다가 이녀석의 별명은 해지면 퇴근하는 카메라. 저광량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다.

공식 A/S도 어렵다. 심하게 고장나면 버리거나 부품용으로 헐값에 판매해야 한다.

LCD는 지금껏 써본 카메라 중 제일 구리다.


그런데 이녀석으로 찍은 사진을 포데(포토데스크:코닥 전용 사진 프로그램)를 통해 열어보면

가끔 입이 쩍 벌어질때가 있다.

특히 인물사진에 발군이다.

애기들과 여성들의 피부톤 표현을 이만큼 예쁘게 해주는 카메라가 또 어디 있을까 싶을정도로


하지만 다시 들이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열정이 많이많이 식어버린 아마추어 사진사에게 이녀석은 정말 쓰기 힘들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귀한 애물단지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때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 사용기라도 남겨봐야겠다.


내 기준으로 좋은 사진과 괜찮은 바디성능이 결합된 마지막 세대의 바디가 바로 1ds mark2이다.

지금 쓰고있는 녀석이 수명을 다 하면 한대 더 들여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글 제목은 코닥의 추억인데 본의 아니게 1ds mark2에 대한 칭찬글이 되어버렸구만.


끝으로 SLR/C로 찍었던 사진들 몇장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