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젊은시인 그분과 점심을 먹었다.
며칠전에 시인의 기타(프론트와 미들픽업에서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를 고쳐드렸는데



까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배선과 납땜의 상태.
소리를 내준 것 자체가 신기한, 참으로 애쓰고 있던 녀석이다.
30년 전, 젊었던 시인께서 낙원상가의 어느 악기점에서 커스텀 주문한 것이라 했다.
다행히 픽업과 팟은 모두 살아 있어서 스위치를 교체한 후 배선을 새로 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 아, 접지선이 중간에서 끊어져 잡음이 끓던 것도 잡았다.

어설픈 솜씨로 간신히 소리만 나게 해놨는데 너무나 좋아하시는 젊은시인.
벌써 밥을 한번 사셨는데 오늘 또 점심을 내겠다 하여 밖으로 나갔다.

사장님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맛 좋은 명성순대국

그렇다. 오늘은 따끈한 국물이 제격인 그런 날이었다.

커피는 내가 사려고 했건만 오늘까지 써야만 하는 쿠폰이 있다며(거짓말! ㅋ) 굳이 이것까지 계산을 하시는 참 좋고 순수한 형.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마시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 뒤 5교시 시작 전에 복귀.
오후 수업은 아들들의 실습과 수행평가.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했다.

11월이라 부를 날이 며칠 안 남았다.

어묵맛은 더욱 깊어질테고
그분들은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고 그리운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