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하기 위해 꽃 한송이 샀다
...는 아니고
어제 퇴근길에 산 꽃 한송이
색이 정말 예뻐서 훌떡 사버렸다.
누가 들으면 깜짝 놀라겠지
"곰이 지 돈주고 꽃을 샀다고???"
아직도 이름이 헷갈린다.
스크롤을 위로 슥슥
아, 시클라멘 :-)
뭐 이리 이름이 어렵냐;;
도시의 공해가 듬뿍 내려앉은 그 초오록 잎사귀를 살며어시 닦아주고 기념사진 한장 철푸덕
스승의날!
이 얼마나 부담되는 날이던가.
스승의 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교원 관련 비리 기사를 일면에 띄우며
교원들의 각성과 변화를 주장하는 언론의 집중 포화 속에
무척이나 개념없는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해보니
모 학부모님께서 보내신 정체모를 쇼핑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조회를 위해 교실에 들어가니
한 녀석이
"엄마가 꽃 갖다주래요. 가져가세요"
아... 어렵다.
종례 후 녀석을 불러 선물을 돌려보내며 연신 무거운 마음
꽃은 애써 아이들 눈에 잘 띄는 교실 한 구석에 놓아둔다.
엄청 부담되는 날이다.
스승의날!
학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름이겠는가!
내가 학부모 입장이라도 참으로 살떨리는 24시간이겠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축하속에 보내는 생일이 부담스러워졌다.
그저 평소처럼 대접에 고추장 듬뿍 넣고 비빈 밥에
간단히 캔맥주 한캔으로 자축할 수 있는 시간을 원하는 요즘
이 날 역시 그러하다.
내가 진정한 스승인지,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조용히 잠자코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고 싶다.
괜시리 "나는 촌지같은거 받지 않는 깨끗한 사람이오. 순수한 교육자란 말이오." 란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평소 안하던 짓거리까지 해야하는 엄청 부담되는 이맘때
정작 표현하고 싶은 고마움과 사랑은 감히 입밖으로 꺼내기도 두려워진다.
그분들의 사랑에 내 나름의 거절의 미학으로 화답하지만
진심은 꼭 알아주시길..
늘 고맙고 감사한 풋내기 선생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