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참 바쁘다.
하는일 없이 바쁘다.
경력부족, 스킬 0%, HP 0, MP 0, 의욕만 100%의 초임 하는게 뭐 안봐도 비디오, 안들어도 오디오지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얼떨결에" 맡게 된 3학년 담임이 요즘의 나를 지탱시켜 주고 있다.
하루종일 수업과 업무에 지친 몸을 이끌고 종례를 위해 들어간 3학년 5반 교실에는
뿌연 먼지와 하도 뛰어놀아 상기된 얼굴들
그리고 왠지 모를 친숙함이 나를 반긴다.
오늘 영진이 어머님께서 학교로 전화를 주셨다.
많은 학부모님들께서는 잘 모르신다.
찾아오시지 않아도, 전화주시지 않아도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그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며 꼭 "죄송해서" 라는 말을 덧붙이시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잘 키운 예쁜 아들들을 맡겨주신 것 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인것을
그분들은 잘 모르시나보다.
녀석들 아니면 하루도 못 버텨낼 풋내기, 햇병아리, 이뭐병, 바보 선생 하나를 모르시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