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몇해 전에 졸업한 아들이 찾아왔다.
올해 열아홉살이 되었고 공고 건축과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건축과에 가고 싶다는 아들이 있다면 이곳에 보내고 싶은 꽤 좋은 학교에 말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건축 모형 만들기 실습을 했는데 잘 만들었다고, 소질이 있어 보이니 건축 관련된 진로도 고려해 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들었었단다.
이듬해 나는 육아 휴직을 해 학교를 떠나 있었지만 아들은 그 일로 인해 진로를 정했다며, 고맙다고 말했다.
다행히 학교생활은 만족스러우며, 추석이 지나고 기말고사를 본 뒤 건축사사무소로 취업을 나갈거란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를 벅참과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소중함이 새삼스레 다시 느껴졌다. 보람, 책임감이라는 단어들과 함께.
빈말 아니고 몇달 뒤 정말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하자 남군아. 오늘 참 반가웠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