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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저씨의 모험

오늘의 자저씨 #섬진강희망랠리

by 라우렌시오 2023. 6. 16.

자다 깨니 잠이 안 와 적어보는 사실은 며칠전의 자저씨.

수련회 마치고 나니 몸이 만근만근.
내려갈까 말까 천번 고민하는 와중에 네비게이션이 알려준 끔찍한 숫자.

못가겠다고 문자 보내놓고 차안에서 다시 십분간 고민하다

아 모르겄다.

사진은 정안 알밤 휴게소에서 먹은 떡만두라면.
근데,
사모님. 누가 라면에 김가루를 넣어요. ㅠㅠ 김 맛밖에 안났어요.
돈까스 맛있어 보이더만! 그거 먹을걸!


하여간 어찌어찌 도착하여

매형이랑 미륵산 한바퀴 돌고 그지꼴로 복귀
중간에 새차게 내린 비에 빠른 복귀를 결정했으나 그래도 30키로 탔더라.

적절한 보급을 해주고

다음날 이른 아침 대회장으로

7시 15분밖에 안됐는데 푹푹 찌더라.
글 쓰는 지금 생각해도 한숨만 나옴.

오늘의 배번은 4009번
1등 당첨되게 해주세요! ㅋ

변소에서 일 보는데 눈 앞에 붙어 있던 글.
예, 좋은말씀 감사하고 꼭 명심하겠습니다.
근데 어차피 뚱뚱이라 빨리 못가요. ㅋ

잘 부탁한다 포데로사.

너무 더운 날씨와 수면부족 탓에 당췌 들어가지 않았던 햄버거
반개 먹고 남겼다.

그리고 1보급까지 가는동안 미친듯이 후회하는데

고통받으러갑시다출발합시다 동무들.

행사장에 앉아서 멍중한

유튜버 자덕녀님도 봤다.
나름 이 세계의 유명인이라고 실제로 보니 되게 신기하더라.

1,700명이 참가했단다.
홍천때는 4,000명이었다지.

샘이 무릎이 안좋아서 여러번 쉬어갈 수 밖에 없었다.
여기는 신풍재 정상
인간적으로 여기서 첫번째 보급을 해줬어야 했다.

40km지점의 1차 컷오프라인을 통과한 뒤 만난 1차 보급소
더웠다. 참 덥더라.

보급으로 나온 물은 시원하지 않고 바나나는 어디 있는거여. 그리고 도넛은..
저 원래 음식불평 안 하는 사람인데 홍천이랑 너무 비교돼서 한마디 했습니다. 아 쫌!

2보급소.
완전 그지왕.
더운 날씨는 핑계고 체력이 너무 저질이라 완전 힘들었다.

2보급소 나간 뒤 올라야 하는 7km구간, 획고 400짜리 언덕에 대한 부담도 컸고

여튼

죽을똥살똥 완주

마지막 언덕 정말 사악하더라. 이건 뭐 끝나지를 않어. ㅋ

여담으로, 언덕 오르는데 누가 옆에 슥 붙더니
“혹시… 각시탈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올랍게도, 아닙니다.

여튼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천번쯤 하며 페달을 밟다보니 컷인 지점이 보였다.
거기서 사백번쯤 더 이건 뭔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사진령을 넘고 있더라.
찍어주신 등대지기 권영수님 감사합니다.

샘이가 들어오기 직전에 철수하시려 하길래 쩌~기 오는거 내 동생인데 쟤 한장만 찍어주면 안되냐고 졸랐더니 흔쾌히 찍어 주신 멋쟁이 작가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쪽.

너무 샤방했던 매형, 그지왕이 된 나, 초인적인 의지로 결승점을 통과한 샘이까지 한컷

주차장 앞 식당에서 내장탕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우동을

무사 복귀 축하까지 마치고 나면

오늘 자저씨의 모험도 끝.

홍천 그란폰도때는 첫 대회라서 그런지 성취감이 어마어마하고 내 스스로가 참 대견하게 느껴졌는데
이번 섬진강은 정말 힘들었다. 나따위 아직 멀었다는 생각뿐이 안 들더라.
그리고 코스 짠 사람 나오세요. 얘기 좀 합시다. 아오씨
변태적인 코스와 얼척없는 보급, 습하고 더운 날씨 덕분에 더 힘들었던 대회.
다신 안올겁니다.

덕분에 이번주 내내 몸이 무겁다. 만근억근


하지만 어쩌겠어.
다시 페달을 밟아야지.

자저씨의 모험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