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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나한테만 중요한

오늘의 금주 #한달

by 라우렌시오 2023. 7. 17.

술 끊은지 한달 됐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동기에 대한 것.
어디 아퍼? 류의 변화구부터
사고쳤어? 류의 날카로운 몸쪽 직구,
지난번에도 이틀만에 실패했잖어. 같은 난공불략의 너클볼까지.

다양한 구종을 상대하며 강이진 선수는 대부분 그냥이용.ㅋㅋ 라고 무성의하게 배트를 휘둘렀지만
사실 스트라이크는 한개도 들어오지 않았다.


누가 궁금해 하겠냐만, 관성적으로 취해있던 시간에 뻘줌한 맨정신인 아저씨는 이것저것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

기타 연습을 꽤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으며

자전거도 성실히 탄다.

모아뒀던 cd를 까서 음악을 듣고

요 사이 몇년 중 가장 많은 활자를 씹고 있다.

술이 없으니 외식을 안 하게 된 것은 덤.
묻지는 않았지만 이번달 가계부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물론 부작용도 있다. 정도가 아니라 열라 많다.

하루의 피로와 짜증, 스트레스를 씻어주던 생명샘의 고갈은 생각보다 타격이 크다.
겉으로는 술생각 안 난다며 쿨한 척 하지만
얼음물을 바가지째 들이켜도 씻기지 않는 원초적인 갈증. 다들 아시죠?
어째 소화도 잘 안되는 거 같고
약한 두통이 25시간 계속되는 기분이다.
그래서 때때로, 수시로 우울하다. ㅋ

얼마 전 성근형의 장례식장에서 펑펑 울다 나오며
이런게 다 무슨 소용 있나 싶었다.
당장이라도 편의점에 달려가 소주 한병을 나발 불 듯 마셔야 할 것 같았는데.
잘도 참았다 금주인 강이진.

뭐 일단은.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모르겄다